자연재해가 주택 가격 불균등에 미치는 영향
Impact of Natural Hazards on Housing Price Inequalit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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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bstract
이 연구는 최근 빈발하는 자연재해가 국내 주택시장에 미치는 구조적 영향을 분석하고자 하였다. 2022년부터 2023년까지 전국 아파트 실거래가 자료와 자연재해 피해 데이터를 활용하여, 자연재해가 주택 가격의 불균등성과 공간적 분리에 미치는 영향을 실증적으로 분석하였다. 분석 결과, 자연재해 피해가 큰 지역일수록 아파트 매매가격은 낮아지는 경향이 있으며, 동시에 주택 가격의 편차와 불균등성은 높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자연재해로 인한 공간적 분리의 심화는 유의미하지 않았다. 이러한 결과는 자연재해가 지역 주택시장에 미치는 영향이 단기적 가격 변동에 그치지 않고, 지역 간 격차와 주거 불균등을 심화시킬 수 있음을 시사한다. 이 연구는 전국 단위의 정량적 분석을 통해 자연재해가 주택시장 구조에 미치는 영향을 다층적으로 조명하였으며, 향후 재해 대응 및 주거 정책 설계에 있어 구조적 불균등 해소와 회복력 강화를 위한 정책적 시사점을 제시한다.
Trans Abstract
This study examines the structural effects of increasingly frequent natural disasters on South Korea’s housing market. Using nationwide apartment transaction data and disaster damage records from 2022 to 2023, it empirically investigates how natural hazards influence housing price inequality and spatial segregation. The findings indicate that areas with greater disaster damage tend to experience lower apartment prices, accompanied by widening price disparities and increased inequality. However, the impact of disasters on spatial segregation was not statistically significant. These results suggest that natural disasters can deepen regional disparities and housing inequality beyond short-term price shifts. By providing a multi-layered, national-level quantitative analysis, this study offers policy insights for addressing structural inequality and strengthening the resilience of housing policies in disaster contexts.
1. 서 론
최근 우리나라는 기후변화의 영향으로 폭염, 집중호우, 태풍 등 다양한 자연재해가 더욱 빈번하고 강도 높게 발생하고 있다. 2023년에는 폭염과 폭우가 동시다발적으로 발생하여 인명 및 재산 피해가 심하게 증가하였으며, 이는 최근 10년 내 최대 규모로 기록되었다(MOIS, 2024a). 우리나라에서 주로 발생하는 자연재해는 여름철의 호우와 태풍, 겨울철의 대설 등이 대표적이며, 이로 인한 피해는 해마다 증가는 추세를 보인다.
자연재해는 단순한 일시적 피해를 넘어 주택시장에도 다양한 영향을 미친다. 자연재해 발생 지역에서는 단기적으로 주택 가격이 하락하는 경향이 있으며, 피해의 규모와 지역적 특성에 따라 회복 속도 또한 다르다(Lee, 2025). 특히, 지진이나 산사태와 같은 대규모 재해 이후에는 해당 지역의 주택 가격이 크게 하락한 후 점진적으로 회복되는 양상이 관찰된다(Kim et al., 2017; Eom et al., 2018; Lee, 2022). 그러나 재해 위험이 반복되거나 사회적 불안감이 높아지는 경우, 주택 가격 하락이 장기화할 수 있다(Lee, 2022). 이처럼 자연재해가 주택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물리적 피해를 넘어, 재해에 대한 인식, 지역의 경제적 여건, 재해 이후의 회복력 등 다양한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한다.
기존 연구들은 주로 개별 재해나 특정 지역을 중심으로 주택 가격 변동을 분석하는 데 집중하였다. 전국 단위에서 자연재해가 주택시장 내 가격 불균등과 공간적 분리에 미치는 구조적 영향에 대한 실증적 분석은 부족하다. 또한 자연재해를 우리 사회 시스템과 동떨어진 특별한 이벤트로 인식하는 경향이 두드러졌다. 이 연구는 반복적인 피해로 인해 자연재해를 일상적 현상으로 인식할 필요성을 제기하며, 전국을 대상으로 아파트 실거래가 자료를 황용해 자연재해가 주택 가격 불균등에 미치는 영향을 체계적으로 분석하고자 한다. 이를 통해 국내 부동산 시장에서 자연재해의 파급효과와 지역 간 격차 심화 가능성을 규정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2. 선행연구
자연재해가 주택시장에 미치는 영향에 관한 연구는 국내외에서 재해 유형별로 꾸준히 이루어져 왔다. 특히, 홍수나 허리케인과 같이 발생 빈도가 높고 피해 규모가 큰 재해를 중심으로, 재해 발생 전후의 주택 가격 변화를 분석한 연구가 다수 보고되었다. Zhang and Peacock (2010)은 미국 허리케인 앤드류 사례를 분석하여, 물리적 피해가 심한 지역일수록 주택 가격 하락 폭이 컸으며, 시간이 지남에 따라 점진적으로 회복하는 경향을 확인하였다. Lee (2012)는 역시 1980년대 미국에서 발생한 대형 자연재해를 사례로 1970년부터 2000년까지 기간의 영향을 분석하였다. 허리케인의 영향을 받은 근린에서 주택 가격이 즉각적으로 하락하였으며, 저소득 근린일수록 하락 폭이 더 크고 회복 속도는 느리다는 점을 밝혔다. Bin and Polasky (2004)는 홍수의 경우 물리적 피해뿐만 아니라 잠재 위험 인식이 주택 가격 하락에 영향을 미친다고 보고하였다. 이 외에도 지진(Murdoch et al., 1993), 산불(Kiel and Matheson, 2018) 또한 주택 가격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결과가 제시됐다.
국내 연구에서는 2016년 경주지진, 2017년 포항지진 등 대규모 재해 이후의 주택 가격 변동에 대한 실증분석이 활발히 이루어졌다. Shin (2020)과 Shin et al. (2021)은 경주와 포항 지역의 아파트 및 연립주택 가격이 지진 이후 단기간에 크게 하락하였음을 보고하였고, Yeom and Jung (2019)은 시간이 지나면서 점진적으로 회복되는 양상을 확인하였다. Kim (2019)은 경주지진 이후 경주와 인근 지역의 아파트 층수별 가격 변화를 분석하여, 지진 발생 직후에는 층수에 따른 가격 차이가 사라졌으나 3개월 후 이전 경향이 회복됨을 밝혔다. 또한 2011년 우면산 산사태에서도 재해 직후 아파트 가격이 하락하였으나 침체 기간은 길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Jung and Yoon, 2017). Kim et al. (2017)은 우면산과 같은 도시자연공원이 평상시에는 주택 가격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지만, 재해 위험이 현실화하면 부정적인 효과가 나타날 수 있음을 지적하였다.
이처럼 기존 연구들은 대규모 피해를 초래한 특정 재해와 지역을 중심으로 주택 가격 변동을 분석해 왔다. 국외 연구는 주로 단독주택을, 국내 연구는 아파트를 중심으로 이루어졌으며, 이에 따라 자연재해가 주택시장 전반에 미치는 구조적 영향에 대한 포괄적 이해에는 한계가 존재한다. 이러한 한계를 극복하고자 최근에는 광범위한 지역과 다양한 재해를 아우르는 연구가 시도되고 있다. Apergis (2020)는 117개국을 대상으로 자연재해가 주택 가격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하여, 지진 등 지질 재난이 가장 강한 부정적 영향을 미친다는 점을 밝혔다. Lee (2025)는 전국 단위의 대규모 자연재해 사례를 분석해, 피해가 클수록 주택 가격 하락 폭이 크고 재난 유형에 따라 회복 양상이 다름을 제시하였다.
또한 자연재해의 영향은 단순한 물리적 피해에 국한되지 않고 사회 구조적 취약성과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음을 지정하는 연구도 등장하고 있다. 대규모 재해로 인한 극한 상황에만 초점을 맞는 것은 우리 사회의 근본적인 구조를 제대로 이해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는 것이 주요한 내용이다. Elliott and Howell (2017)은 자연재해를 일상적 사회현상으로 인식하고, 특정 재해 및 지역에 국한되는 대신 전국을 대상으로 지역에 영향을 미치는 모든 재해를 종합적으로 분석할 필요성을 제기하였다. 이 연구는 이러한 최근 논의를 바탕으로, 자연재해가 주택시장에 미치는 구조적 영향을 규명하고자 한다. 이를 위해 개별 또는 지역의 주택 가격에의 영향만을 중점적으로 다뤘던 기존 연구와 달리 지역 내 주택 가격의 변동, 불균등과 공간적 분리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하여 자연재해 부동산 시장에 미치는 다층적인 영향을 밝히고자 한다.
3. 연구 방법
이 연구는 아파트를 대상으로 자연재해가 지역의 주택 가격 불균등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하였다. 전국 시군구를 분석 단위로 설정하고, 분석 시점은 자료 구득의 용이성과 코로나19가 우리 사회에 미친 영향을 고려하여 최근 2년(2022년, 2023년)으로 설정하였다. 분석 방법으로는 헤도닉 회귀분석을 사용하였다. 헤도닉 분석모형은 주택 가격이 주택의 물리적 특성, 입지, 사회경제적 환경, 그리고 자연재해 피해 등 다양한 요인의 함수로 결정된다는 이론적 전제에 기반한다. 이 모형은 각 요인의 개별적 영향력을 통제하면서 자연재해 피해가 주택 가격의 평균, 불균등, 공간적 분리에 미치는 순수 효과를 계량적으로 추정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또한, 지역별⋅시간별로 다양한 특성을 반영할 수 있어, 주택시장 구조와 불평등의 원인을 다각적으로 분석하는 데 적합하다. 이 연구에서 사용한 헤도닉 회귀분석 기본 모형은 Eq. (1)과 같다.
종속변수, HPit는 시군구 i의 t연도 아파트 매매단가(만원/m2)를 기준으로 하였으며, 지역별 주택 가격의 전반적인 수준, 불균등, 공간 분리(segregation) 등 세 가지 측면에서 분석을 수행하였다. 주택 가격의 전반적인 수준은 해당 지역에서 거래된 아파트 매매가격의 평균값과 표준편차로 측정하였다. 평균값은 연구 기간 지역에서 매매된 주택 가격의 수준에 대한 이해를 돕고, 표준편차는 주택 가격의 변동성을 나타내어 값이 클수록 개별 주택 가격이 지역의 평균을 중심으로 더 넓게 분포함을 의미한다. 주택 가격의 불균등은 매매가격의 변동계수(Coefficient of Variation, COV)로 산출하였다. 변동계수는 표준편차를 평균으로 나눈 값으로, 평균값의 차이를 통제한 상태에서 지역 간 주택 가격의 변동성을 비교할 수 있게 한다. 동일한 표준편차를 가진 지역이라도 평균 주택 가격이 낮을수록 상대적으로 더 불균등하다라고 할 수 있다.
지역 내 주택 가격의 공간 분리는 Jargowsky (1996)의 Neighborhood Sorting Index (NSI)를 응용하여 측정하였다. Jargowsky (1996)는 공간 분리를 특정 집단이 다른 집단과 공간적으로 떨어져 특정 지역에 집중해서 거주하는 현상으로 설명하면서, 근린 단위 빈곤의 NSI를 가구 소득 표준편차에 대한 근린 소득 표준편차의 비율로 정의하였다. 이 연구에서는 시군구 단위 주택 가격의 NSI를 시군구 내 읍면동별 주택 가격 표준편차를 시군구 전체 주택 가격 표준편차로 나눈 값으로 산출하였으며, 시군구 내 주택 가격이 읍면동 간 얼마나 분리되어 있는지를 나타낸다. 만약 시군구 내 모든 읍면동의 평균 주택 가격이 동일하다면 NSI는 0에 수렴하고, 반대로 읍면동 간 가격 차이가 클수록 NSI는 1 이상으로 증가한다. 이 지표를 통해 지역 및 시기별 주택 가격의 공간적 분리 정도를 비교할 수 있다.
자연재해 변수, LHit-1은 자연재해 피해에 대한 지연변수로 측정하였다. 행정안전부는 태풍, 호우, 대설, 풍랑, 강풍, 낙뢰, 한파, 지진, 우박, 기타 자연재해의 피해와 복구 사항을 정리하는 재해연보를 매년 발행하고 있다. 이 연구는 재해연보에서 제공하는 모든 유형의 자연재해를 대상으로, 시군구별 건물, 선박, 농경지, 농작물, 공공 및 사유시설에 대한 피해액 합계 자료를 활용하여 산출하였다. 자연재해의 발생뿐 아니라 피해 정도는 매해 다른 양상을 보인다. 따라서 최근 5년간의 평균 피해액(만원)의 z값으로 측정하였으며, 주택 가격에 대한 자연재해의 단기 및 누적 효과를 반영하기 위해 2022년 분석에는 2017~2021년, 2023년 분석에는 2018~2022년의 피해액 평균을 적용하였다.
LCit-1와 RCit-1는 주택 가격에 영향을 미치는 지역 특성으로 각각 시군구, 시도 관련 변수이다. 지역의 인구⋅지형⋅토지이용 및 재정 특성은 주택 가격을 결정하는 요인이다(Lee, 2012; Kim, 2024). 이 연구에서는 광역인구에 대한 인구 비율, 인구밀도, 인구성장률 등 인구 규모 변수와 어린이(14세 미만) 및 노인인구(65세 이상) 비율 등 인구의 사회적 특성을 반영하였다. 지형 및 토지이용 특성의 경우 연안 지역 여부, 공장 및 녹지지역 면적 비율을, 재정 특성의 경우 재정자립도를 포함하였다. 또한 학생 1인당 사설 학원 수를 통제하여 주택 선택에 있어 교육환경을 중요하게 고려하는 우리 사회의 특성을 반영하였다. 광역(시도) 특성은 주택⋅경제⋅재정 현황을 반영하였으며, 이를 위해 각각 전체 주택 수, 실업률 광역자치단체 재정자립도를 포함하였다. 그 외 수도권 및 연도의 특성을 통제하기 위해 각각의 더미변수를 포함하였다. 지역 특성은 행정안전부의 한국도시통계에서 제공하는 인구, 거주, 공공행정 및 재정, 교육 등의 자료를 활용하였다.
국토교통부의 실거래가공개시스템에서 제공하는 2022년과 2023년 아파트 실거래가 자료를 활용하였다. 매매된 아파트 수는 2022년 163,520건, 2023년 390,890건이었다(MOLIT, 2023, 2024). 분석 대상은 세종과 제주를 제외한 226개 시군구 중, 연도별 읍면동 단위에서 아파트 매매가 5건 이상 이루어진 읍면동이 5개 이상인 시군구로 설정하였다. 세종과 제주를 제외한 시군구에서 2022년과 2023년 아파트 거래가 1건 이상 이루어진 읍면동 총 2,594개 중, 5건 이상 아파트가 매매된 읍면동은 2,144개(2022년 2,009개, 2023년 2,241개)였다. 이런 읍면동 5개 이상을 포함하는 시군구는 2022년 143개, 2023년 145개였다. 따라서 총 287개 시군구를 대상으로 헤도닉 회귀분석을 실시하였다. 이를 통해 자연재해가 주택시장에 미치는 구조적 영향을 실증적으로 규명하고자 하였다.
4. 분석 결과
4.1 지역 주택 가격 및 자연재해 피해 현황
Table 1은 2022년과 2023년 시도별 주택 가격과 자연재해 피해를 나타낸다. 연구 대상인 아파트의 전국 평균 매매단가는 2022년 405백만 원, 2023년 521만 원으로 1년간 28.63% 상승하였다. 시도 중 서울이 1,300만 원 이상으로 가장 높았다. 경기는 평균 매매단가가 약 600만 원으로 두 번째로 높았으나, 서울과 비교해 50%에도 미치지 못하였다. 매매단가가 가장 낮은 지역은 경북과 전남으로 2022년엔 대략 210만 원이었으며, 2023년에는 각각 9.92%와 5.28% 증가하여 230만 원대였다. 연구 기간 모든 시도에서 매매단가가 상승하였다. 가장 많이 상승한 지역은 부산으로 증가율은 17.46%였고, 다음으로 충북이 16.17%, 울산이 14.72% 증가하였다. 반면 인천과 서울은 각 0.37%와 1.99%로, 증가율이 가장 낮았다.
매매단가의 지역 내 변동성, 즉 표준편차의 경우 전국적으로 2022년 358만 원에서 2023년 430만 원으로 19.99% 증가하였다. 평균 매매단가와 같이 시 지역이 도 지역에 비해 편차가 상대적으로 큰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서울 내 아파트의 전용면적 당 가격의 편차는 2022년 전국에 비해 2배 이상 컸으며, 2023년에도 여전히 전국에서 가장 컸다. 경기와 부산의 변동성도 다른 지역에 비해 상대적으로 큰 경향을 보였다. 연구 기간 1년 동안 지역 내 변동성은 도 지역에서 상당히 증가한 반면 수도권 및 대전에서는 감소하였다.
주택 가격의 불균등(COV) 정도를 살펴보면 전국적으로는 2022년 0.88, 2023년 0.83으로 높게 났으나 지역단위 불균등 정도는 상대적으로 낮고 지역 간 차이가 크지 않았다. 2022년 부산이 0.57도 가장 높았던 반면 인천, 대구가 각각 0.38, 0.42로 가장 낮았다. 2023년에 비슷한 양상을 보였다. 2022년~2023년 사이 아파트 매매단가의 불균등 수준은 전국적으로 감소(-5.68%)하였다. 지역적으로도 대부분 지역에서 감소하는 경향을 보였다. 특히 경기, 대전, 부산, 광주 등 대도시지역에서의 불균등 감소 폭이 상대적으로 컸다. 반면 도시지역에서는 변화가 없거나 감소 폭이 저조한 것으로 나타났다. 예외적으로 부산의 경우 아파트 매매단가의 불균등이 2023년에 증가하였다.
주택 가격의 공간 분리(NSI) 정도도 대부분 지역에서 감소하는 경향을 보였다. 2022년 전국 공간적 분리 정도는 1.18로 개별 주택 가격 표준편차보다 읍면동 주택 가격 평균의 표준편차가 컸다. 이는 주택 가격이 전국 단위에서 공간적 분리 정도가 크다는 것을 의미한다. 경기는 2022년과 2023년 모두 NSI 값이 1 이상으로, 읍면동에 따라 주택 가격 차이가 가장 큰 것으로 나타났다. 공간 분리 정도가 가장 많이 감소한 지역은 대구, 광주, 충남, 경남 순으로 1년 상이 10% 이상 감소하였다. 이에 반해 대전은 전국에서 유일하게 공간적 분리가 심화한 지역이다.
우리나라의 최근 5년간 자연재해 평균 피해액은 2022년 기준 약 3,820억 원, 2023년 기준 4,622억 원이었다. 경북이 758억 원, 998억 원으로 가장 피해가 컸으며 충북, 전남도 두 해 모두 500억 원 이상의 피해를 보았다. 반면 대구는 평균 피해액이 5억 원 정도로 자연재해 영향을 가장 적고 받았다. 서울도 2022년 피해액이 상대적으로 작았으나 2023년 평균 피해액이 146억 원으로 전년 대비 2,000% 이상 증가했다. 경기도 피해액은 상대적으로 작으나 2022년과 비교해 2023년에 심하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4.2 자연재해가 주택 가격 불균등에 미치는 영향
2022년~2023년 전국에서 거래된 아파트를 대상으로 자연재해 피해에 따른 매매가격의 영향을 살펴보기 위해 먼저 분석에 사용한 변수에 관한 기술 통계분석과 독립표본 t 검정을 수행하였고, 이후 헤도닉 회귀분석을 실시하였다.
Table 2는 자연재해와 주택 가격 간의 관계 분석에 사용된 변수에 관한 기술 통계분석 결과를 나타낸다. 종속변수인 시군구별 주택 가격 특징은 주택 매매 단가를 자연로그값으로 변환한 것이다. 시군구 내 매매단가 평균은 5.917, 변동성인 표준편차는 평균 0.415였다. 불균등을 나타내는 COV는 평균 0.072, 매매단가의 공간적 분리를 측정하는 NSI는 평균 0.808로 지역 내 매매단가의 편차가 존재할 가능성을 시사한다. 주요 설명변수인 5년 평균 자연재해 피해액은 평균 15.5억 원이었으며, 최소 0원에서 최대 311.7억 원까지 지역별 편차가 매우 컸다. 통제변수인 지역 특성 변수 중 광역인구 대비 시군구 인구(R.POPtoRegionPOP), 인구밀도(Density), 인구성장률(R.PopGrowth), 공장지역 비율(R.FactoryLand) 변수는 지역별 편차가 매우 컸다. 특히 인구성장률은 전년 대비 최대 8.4%, 최소 -5.7%로 지역 간 차이가 가장 큰 것으로 나타났다.
Table 3은 자연재해 피해 정도에 따른 주택 가격의 차이를 분석한 독립표본 t검정의 결과이다. 최근 5년간 자연재해 피해액의 평균값에 대한 z값 0.5를 기준으로 0.5 이상인 지역은 대규모 피해 지역(Large), 0.5 미만인 지역은 소규모 피해 지역(Small)으로 분류하였다. 이 두 유형의 주택 가격의 평균을 비교하여 유형 간 주택 가격에 있어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차이가 있는지를 살폈다. 시군구내 주택 가격의 평균, 표준편차, 불균등, 공간 분리 모두 대규모 피해 지역과 소규모 피해 지역 가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차이가 있음을 확인하였다. 대규모 피해 지역의 평균 주택 가격은 소규모 피해 지역과 비교해 낮게 나타났지만, 변동성과 불균등성, 공간적 분리 정도는 높게 나타났다. 즉, 자연재해 피해를 많이 입은 지역의 주택 가격은 상대적으로 낮고, 지역 내 주택 가격 편차 및 불균등이 커지며, 공간적 분리 현상도 강화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러한 결과는 자연재해의 피해 정도에 따라 지역 내 주택 가격 특성이 달라질 수 있음을 의미한다.
이러한 분석 결과를 바탕으로 자연재해 피해가 지역의 주택 가격에 미치는 영향을 매매단가의 평균, 표준편차, 불균등(COV), 공간 분리(NSI)로 나누어 헤도닉 회귀분석을 실시하였다. Table 4는 분석 결과를 정리한 것이다. 평균 주택 가격에의 영향을 분석한 Model 1의 결과를 살펴보면, 자연재해로부터 큰 피해를 본 지역일수록 평균 아파트 매매단가는 감소(-0.028)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정 시군구의 최근 5년간 자연재해 평균 피해액이 전체 시군구 평균보다 표준편차 1만큼 커지면(z값 1 증가) 해당 시군구의 주택 가격 단가는 2.8% 감소하는 경향이 있었다. 이러한 결과는 특정 재난 유형 및 지역을 대상으로 한 국내외 선행연구 결과와 크게 다르지 않았다. 전국을 대상으로 대형 재난이 단독주택 매매단가에 미친 영향에 관한 최근 연구(Lee, 2025)와 비교하면 영향이 상대적으로 작은 것으로 나타났는데, 이는 주택 유형의 차이와 함께 대형재난이 아닌 오랫동안의 크고 작은 재난의 영향에 초점을 맞춘 결과로 보인다. 이러한 결과는 이 연구에서 주요하게 다룬 일상적인 현상으로의 재난의 영향에 대해 실증적으로 설명해 준다.
지역 특성이 주택 가격에 미치는 영향도 선행연구 결과와 유사하였다. 인구 규모(광역 대비 지역 인구 비율, 인구성장율, 인구밀도)는 평균 주택 가격에 유의미한 양(+)의 영향을 미쳤다. 광역뿐 아니라 기초자치단체의 재정자립도와 사설 학원 또한 지역의 주택 가격을 상승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했다. 반면 어린이와 노인 등 취약인구 비율은 주택 가격에 음(-)의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안지역, 녹지비율, 수도권지역 등은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
Model 2와 Model 3에서 지역 내 주택 가격의 편차와 불균등 정도는 자연재해 영향을 많이 받은 지역일수록 커지는(각 0.012, 0.003)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주택 가격의 편차는 지역 내의 변동성을 설명한다면, 불균등은 지역의 평균 주택 가격을 통제한 편차로 지역 간 차이를 나타낸다. 따라서 자연재해로 인해 시군구 내에서의 주택 가격의 차이뿐 아니라 시군구 간 차이도 증가하는 것을 알 수 있다. 인구 규모가 큰 지역일수록, 수도권지역일수록, 주택 가격의 변동성과 불균등성이 작은 경향이 있었다. 반면 어린이와 노인인구가 많을수록, 재정자립도가 높을수록 지역 내 주택 가격은 편차가 컸으며, 불균등한 경향이 있었다.
Model 4의 결과는 자연재해 피해가 주택 가격의 공간적 분리에 양(+)의 영향을 미치나 유의수준 0.1 수준에서 통계적으로 유의미하진 않음을 보여준다. 이러한 결과는 2022년과 2023년 사이 서울을 제외한 대부분 지역에서의 공간 분리 완화 현상과 무관하지 않을 것이다(Table 1 참조). 전국적으로 단독주택 지역이 대규모 아파트 단지로 개발되고 있어 지역 내에서 주택 가격의 공간적 차이는 감소하는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경향으로 인해 자연재해의 공간 분리 영향은 유의미하게 나타나지 않았을 것으로 예상된다. 주택 가격의 공간 분리에 음(-)의 영향을 미치는 인구밀도와 실업률을 제외한 지역 특성 변수 대부분은 주택 가격의 공간적 분리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5. 결 론
이 연구는 최근 우리나라에서 기후변화로 인해 폭염, 집중호우, 태풍 등 자연재해가 빈번해지고 피해 규모도 커지는 상황에서, 이러한 자연재해가 아파트 시장의 주택 가격 불균등과 공간적 분리에 미치는 영향을 실증적으로 분석하였다.
2022년과 2023년 전국 시군구 아파트 실거래가 자료와 자연재해 피해 데이터를 활용한 분석 결과, 자연재해 피해가 많은 지역은 그렇지 않은 지역에 비해 평균 주택 가격이 유의하게 낮았으며, 가격 변동성(표준편차)과 불균등성(COV) 지표 모두 통계적으로 유의미하게 높았다. 공간적 분리(NSI)도 높게 나타났으나 통계적으로 유의미하진 않았다. 이는 자연재해가 단순히 지역 전체의 주택 가격을 하락시키는 데 그치지 않고, 지역 내에서 주택 가격의 격차를 확대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다만 읍면동 단위에서 공간적 가격 분리 현상은 자연재해로 인해 심화하지는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결과는 자연재해가 단기적으로 주택 가격 하락을 초래할 뿐 아니라, 지역 내 주택시장 구조의 불균등을 심화시키는 구조적 요인으로 작용함을 보여준다. 또한 피해 규모가 큰 지역일수록 이러한 현상이 더욱 두드러지며, 복구 정책의 효과와 지역의 사회경제적 특성에 따라 회복 양상에 차이가 나타날 수 있음을 시사한다.
이 연구의 분석 결과는 자연재해 위험지구 지정 시 주택 가격 하락에 대한 보상 체계 마련, 재해 복구와 지역경제 활성화를 연계한 도시재생사업 추진, 안전취약계층의 주거 안전성 확보를 위한 지원 정책을 구체적으로 개발에 중요한 기초자료로 활용될 수 있다. 또한 장기적으로 재해 영향의 동태적 변화를 추적할 수 있는 패널 데이터 구축과 민간 보험제도 및 금융지원과 연계한 주택시장 안정화 방안 마련의 필요성을 제시한다.
이 연구는 기존의 특정 재해⋅지역 사례 분석 한계를 넘어, 전국 단위 데이터를 활용해 자연재해가 주택시장의 가격 불균등, 공간적 분리와 같은 구조적 문제와 어떻게 연계되는지를 실증적으로 규명하였다는 점에서 학술적 의미가 있다. 다만 분석이 특정 기간에 한정되어 있으며 주거유형이 아파트에 집중된 점, 재해의 세부 유형별 영향 분석이 포함되지 않은 점은 한계로 지적될 수 있다. 향후 연구에서는 주거 유형 다양화, 장기적 추세 분석, 재해 대응 정책의 효과 평가 등을 포함하여 보다 정교한 분석이 이루어질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