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수면상승에 따른 재해취약지역의 공간적 특성 분석
Analyzing the Spatial Characteristics of Disaster Vulnerable Areas Prone to Sea-Level Ris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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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bstract
본 연구는 해수면상승에 따른 연안지역 재해취약지역의 공간적 특성을 살펴보고, 이를 토대로 관리상 시사점을 도출하여 지역 맞춤형 방재정책 수립 시 기초자료를 제공하는 데 목적이 있다. 이를 위해 선행연구를 바탕으로 물리적, 환경적, 사회적 지표를 수집하여, 재해취약성 평가를 통해 재해취약지역을 식별하였다. 분석 결과, 저지대 및 해안가에 위치한 행정동에서 상대적으로 높은 재해취약성이 나타났으며, 특히 인구 밀도, 노약자 비율, 방재시설 접근성 등의 인문사회적 요인이 물리적 요인과 결합하여 취약성을 증폭시키는 것으로 확인되었다. 본 연구는 정량적 접근을 통해 해수면상승에 따른 공간적 취약성의 구조적 특성을 파악하였으며, 향후 우선 관리지역 설정 및 재해위험도 차등화 대응 전략 수립에 실증적 근거를 제공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Trans Abstract
This study aims to examine the spatial characteristics of disaster-vulnerable coastal areas affected by sea level rise and derive policy implications for developing region-specific disaster prevention strategies. Based on previous research, physical, environmental, and social indicators were collected to identify vulnerable areas through a disaster vulnerability assessment. The analysis revealed that administrative districts located in low-lying and coastal zones exhibited relatively high levels of vulnerability. In particular, socio-demographic factors such as population density, the proportion of the elderly, and accessibility to disaster prevention facilities were found to exacerbate vulnerability when combined with physical risks. By adopting a quantitative approach, this study clarifies the structural characteristics of spatial vulnerability to sea-level rise and is expected to provide empirical evidence for prioritizing management areas and formulating differentiated disaster risk response strategies.
1. 서 론
기후변화로 인한 해수면상승은 전 지구적 연안재해의 주요 원인으로 부각되고 있으며, 이에 따른 저지대 침수, 해안침식, 염수 침투 등 다양한 위험요인이 복합적으로 확산되고 있다(Adger, 2006; Balica et al., 2012). IPCC (2021)에 따르면, 지난 100년간 전 세계 평균 해수면은 약 20 cm 상승하였고, 21세기 말까지 최대 1.1 m 상승할 수 있다는 예측이 제시되고 있다. 특히, 해수면상승은 고조 현상과 태풍, 해일 등과 결합되어 연안지역의 재해 취약성을 가중시키는 복합재난을 초래할 수 있어, 이에 대한 선제적 대응이 절실하다.
국내의 경우, MOF (2020)는 지난 30년(1990~2019년)간 우리나라 연안에서 해수면이 연평균 약 3.12 mm 상승하고 있음을 보고하였으며, 제주와 여수, 통영 등 남해안 저지대에서는 상승 속도가 최근에 더욱 빠르게 관측되고 있음을 지적하였다. 이러한 해수면상승은 기존 해안 인프라의 기능을 저하시키고, 연안주거지 및 도심 저지대의 상습 침수 위험을 증가시키는 요소로 작용하고 있다. 특히 도시화 및 관광지 개발과 중첩되는 경우, 인구밀도 증가 및 피난 인프라 부족 등의 인문환경적 취약성까지 고려되어야 한다는 점에서 종합적 재해위험 평가체계의 필요성이 대두된다.
해외에서는 이러한 연안 재해위험에 대응하기 위해 다차원적 공간 분석 기법이 활용되고 있다(Turner et al., 2003; McLaughlin and Cooper, 2010; Xu et al., 2022). Kappes et al. (2012)은 유럽의 산악 및 연안지역을 대상으로 다중 재해위험요인을 결합한 취약성 분석 프레임워크를 제시하였으며, Gallina et al. (2016)은 자연재해에 대한 복합 취약성 지표를 정량화하고, 공간적 분포를 통해 고위험지역을 도출하였다. 연안지역에 특화된 연구로는 Neumann et al. (2015)이 제시한 글로벌 해안 저지대 재해위험 시나리오 분석이 있으며, 해수면상승과 폭풍해일이 복합적으로 작용할 경우 대규모 인명 및 재산 피해가 동반될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하였다.
국내에서도 해수면상승에 따른 연안재해 취약성 평가에 관한 연구들이 지속적으로 수행되고 있다. 예를 들어, Cha et al. (2016), Ku et al. (2021)은 기후변화 시나리오에 기반하여 연안 저지대의 해수면상승 위험성을 공간적으로 분석하였고, Park et al. (2020)은 고도, 토지이용, 인구밀도, 인프라 접근성 등을 반영한 통합지수를 활용하여 해안지역의 재해취약지역을 도출하였다. 이와 같은 연구들은 연안가의 위험요인이 물리적 요소뿐 아니라 인문사회적 요인과 복합적으로 상호작용한다는 점을 시사한다.
그러나 기존 연구는 대체로 과거 침수이력이나 단일 공간지표에 근거한 정적 분석에 집중되어 있으며, 실질적인 물리적⋅공간적 취약성 진단과 현장 기반 대응전략 수립에는 한계가 존재한다. 특히 연안 저지대의 재해위험은 지형, 불투수율, 바람 방향, 방재 인프라, 인구 및 관광객 밀도, 행정관리체계 등 다양한 요인의 상호작용 속에서 발생하므로, 이를 통합적으로 반영한 평가 프레임워크가 요구된다(Turner et al., 2003; McLaughlin and Cooper, 2010; Lee and Choi, 2018; Hwang et al., 2021).
이에 본 연구는 해수면상승에 따른 연안지역의 공간적 재해취약성 특성을 분석하고, 이를 통해 고위험 지역의 특성과 대응 방향을 제시하고자 한다. 구체적으로는, 해수면상승 위험에 취약한 저지대와 연안시설 밀집지역을 대상으로 공간정보 기반의 분석을 수행하고, 물리적 지형 조건과 인문환경 요소를 결합하여 정량적 평가를 수행한다. 이를 통해 향후 재난관리의 공간적 우선순위 설정과 차등적 대응전략 마련을 위한 정책적 기초자료를 제공하고자 한다.
2. 연구대상 및 방법
2.1 연구대상 및 범위
본 연구는 해수면상승이 초래할 수 있는 연안지역의 재해취약성 공간 분포 특성을 파악하기 위해, 국내 광역 지자체 중 기후변화에 민감한 제주특별자치도를 연구대상지로 선정하였다. 제주도는 평균 고도가 낮고, 해안선이 복잡하며, 최근 급격한 도시화와 관광개발로 인해 연안지역의 재해위험이 심화되고 있는 지역이다. 특히, 도심 저지대와 하천 하구, 해안 저지대는 태풍, 집중호우, 해일 등 다양한 재해유형이 중첩될 수 있어, 해수면상승에 따른 재해취약성 평가의 대표적 사례지역으로 적합하다.
연구의 공간적 범위는 「도시 기후변화 재해취약성분석 및 활용에 관한 지침」에 따라 제주도 연안으로부터 내륙 약 1 km 이내의 지역으로 설정하였으며, 이는 해수면상승에 따른 해안침수 및 연안재해의 영향을 직접적으로 받을 수 있는 범위에 해당한다. 시간적 범위는 2020년 이후의 공간정보자료와 시나리오 기반의 해수면상승 예측정보(IPCC AR6 등)를 종합적으로 활용하였다.
2.2 분석 절차
본 연구는 다음과 같은 절차에 따라 수행되었다. 첫째, 해수면상승에 따른 잠재적 영향 범위를 도출하기 위해 DEM (Digital Elevation Model)과 해발고도 자료를 활용한 침수 가능 지역을 추정하였다. 둘째, 연안재해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취약성 요인을 도출하기 위해 기존 문헌 및 정책자료를 검토하여, 물리적, 사회적, 환경적 취약성 지표를 선정하였다. 셋째, 공간정보 기반의 재해취약성 분석을 위해 다중지표결정방식(Multi-Criteria Decision Making)을 활용하였다.
넷째, 선정된 취약성 지표를 GIS 환경에서 표준화 및 중첩분석하여 연안지역의 재해취약성 공간분포를 도출하고, 그 특성을 유형별로 분류하였다. 마지막으로, 분석 결과를 바탕으로 고위험 지역의 공간적 공통 특성을 정리하고, 기존 선행연구와 비교 분석을 통해 정책적 시사점을 도출하였다.
2.3 취약성 지표 구성
본 연구에서는 해수면상승에 따른 연안지역의 재해취약성을 다차원적으로 분석하기 위하여 물리적, 사회적, 환경적 요인을 중심으로 취약성 지표를 구성하였다(Sim et al., 2013; Lee and Choi, 2018). 지표 구성의 기본 원칙은 해수면상승으로 인한 침수 또는 연안재해에 직접적 영향을 미치는 항목 중, 공간정보 기반의 정량적 분석이 가능한 요소들로 제한하였다. 또한, 각 지표는 기존 선행연구와 정책자료에 기반하여 수집되었으며, 전문가 자문을 통해 현장 적용 가능성과 타당성을 검토하였다.
물리적 요인에는 평균 해발고도, 거리 기반 침수위험도, 불투수면 비율, 제방 유무, 연안방재시설 밀도 등을 포함하였다. 이는 해수면상승 시 침수 가능성과 구조적 대응 여건을 반영하는 항목으로, 물리적 기반 시설의 취약성을 나타낸다. 사회적 요인에는 인구밀도, 고령인구 비율, 사회적 약자 비율, 건축물 노후도, 비상대피소 접근성 등의 지표를 선정하였다. 이러한 요소는 재해 발생 시 인명피해 규모와 직접적으로 연계되며, 대응 역량 및 회복력 측정에 활용된다. 마지막으로, 환경적 요인으로는 토지이용 유형, 생태보호지역 여부, 지하수 의존도 등을 고려하였다. 이는 연안생태계의 민감성 및 재해 대응 여건을 포괄하는 항목으로, 지속가능한 공간 관리와 연계된 취약성을 반영한다.
각 지표에 대한 가중치는 「도시 기후변화 재해취약성분석 및 활용에 관한 지침」에 따라 동일하게 고려하였으며, 이를 다중지표결정방식(MCDM)에 적용하여 종합적인 재해취약성 평가가 가능하도록 구성하였다. 이러한 지표체계는 연안지역의 공간적 특성과 사회적 구조를 동시에 반영한 것이라 할 수 있다.
3. 연구 방법
3.1 분석 개요
본 연구는 해수면상승으로 인한 재해취약성을 공간적으로 파악하고, 이를 정량적으로 평가하기 위해 단계별 분석 절차를 설정하였다. 분석은 크게 ① 공간 단위 설정, ② 취약성 지표 구축, ③ 재해취약지역 산정, ⑤ 등급별 취약요인 특성 분석의 순으로 진행하였다. 각 단계는 선행연구 고찰과 공간정보 기반의 데이터 처리를 반영하여 체계적으로 수행하였다.
3.2 대상지역 설정
연구 대상지역은 해수면상승에 따른 물리적⋅사회적 피해가 예상되는 제주특별자치도 연안지역으로 설정하였다. 해수면상승 재해취약성 분석의 공간적 범위는 해안육역 1 km 이내로 설정하였으며, 공간 단위는 대상지역의 지형적 특수성에 따라 행정구역과 자연지리적 경계를 고려하기 위해 정교한 격자 크기(100 m × 100 m)로 세분화하였다(MOLIT, 2020). 이때 지형자료는 국토지리정보원의 수치표고모델(DEM)을 이용하였다.
3.3 재해취약성 평가지표 선정
본 연구는 해수면상승에 따른 연안지역의 재해취약성을 다각도로 분석하기 위하여, 공간 단위별 재해취약성 수준을 정량적으로 평가하기 위해 다중 지표체계를 구성하였다. 선정된 지표는 기존의 선행연구 및 관련 문헌(「도시 기후변화 재해취약성분석 및 활용에 관한 지침」 등)을 참고하였으며, 해수면상승과 관련성이 높은 물리⋅사회⋅환경적 요인을 반영하였다.
크게는 현재 재해취약성(현재 기후노출, 현재 도시민감도)와 미래 재해취약성(미래 기후노출, 미래 도시민감도)으로 구분하며(Tables 1 and 2), 구체적으로는 ① 물리환경 요인, ② 인구 및 사회 요인, ③ 토지이용 및 기반시설 요인, ④ 기후 및 재해 관련 요인 등 네 가지 영역으로 분류하였다. 물리환경 요인에는 고도, 경사도, 해안선과의 거리와 같은 지형적 요소를 포함하며, 이는 해수면상승으로 인한 직접적 침수 위험을 반영하기 위한 것이다. 인구 및 사회 요인으로는 고령인구비율, 인구밀도 등을 포함하며, 이는 재해 발생 시 인명피해의 민감도를 파악하는 데 활용된다. 토지이용 및 기반시설 요인에서는 도시지역 비율과 도로밀도를 중심으로 지역의 노출도 및 대응 여건을 평가하고자 하였으며, 기후 및 재해 관련 요인으로는 해당 지역의 해수면상승률 등 재해 유발 요인이 포함되었다.
이와 같은 지표 선정은 해수면상승에 의해 영향을 받을 수 있는 다차원적 요소를 포괄적으로 반영하고자 한 것으로, 정량적 분석의 기반이 되는 주요 구성 요소로 기능한다.
3.4 지표 통합 및 재해취약성 산정
재해취약성 평가는 공간 단위별로 수집된 각 지표를 표준화하고 이를 통합하여 최종 점수를 산출하는 절차를 따랐다. 우선, 모든 지표는 0과 1 사이의 값으로 정규화되어 상이한 단위와 분포를 갖는 지표 간의 비교 가능성을 확보하였다. 이후 각 지표에 동일한 가중치를 부여하여 영역별 평균 점수를 산출하였으며, 각 영역의 평균 점수는 다시 단순 평균 방식으로 통합하여 최종 재해취약성 점수를 도출하였다. 본 연구에서는 전문가 판단 기반의 가중치 산정(AHP 등)은 배제하고, 지표 간 형평성을 유지하기 위한 동등 가중치(equal weighting) 방식을 채택하였다.
도출된 종합 재해취약성 점수는 공간 분석을 통해 격자 단위로 적용하였으며, 자연분류법(Natural Breaks, Jenks method)을 이용하여 1등급(매우 취약), 2등급(취약), 3등급(보통), 4등급(양호)의 네 단계로 등급화하였다. 본 등급화 기준은 각 격자의 점수 분포 특성을 반영한 구간 설정 방식으로, 재해취약성이 상대적으로 높은 지역과 낮은 지역을 명확히 구분하는 데 유효하다.
이러한 등급 구분은 향후 재해 대응 및 관리 전략 수립 시 취약지역에 대한 차등적 대응 방안을 마련하는 기초자료로 활용될 수 있으며, 특히 해수면상승에 따른 장기적 리스크 관리와 적응 전략 수립에 있어 유용한 분석 틀로 기능할 수 있다.
4. 분석 결과
4.1 종합 재해취약성 지수 산정 결과
본 연구에서는 해수면상승에 따른 재해취약성을 평가하기 위해, 현재와 미래 시점에서 각각의 재해취약성을 산정하고, 이를 중첩하여 종합 재해취약성을 도출하였다. 중첩 방식은 두 시점 중 더 높은 등급(즉, 더 취약한 상태)을 종합 등급으로 간주하는 보수적 기준을 적용하였다. 이러한 방법은 「도시 기후변화 재해취약성분석 및 활용에 관한 지침」에 의한 것이다. 예컨대, 현재 취약성이 2등급이고 미래가 1등급이면 종합 등급은 1등급으로 결정된다.
이와 같은 방식으로 산정된 종합 재해취약성의 분포는 다음과 같다. 전체 20,295개 격자 중 1등급(매우 취약) 지역은 1,732개소로 전체의 8.5%, 2등급(취약) 지역은 5,778개소(28.5%)로 나타났다. 이 두 등급을 합한 고취약 지역은 전체의 약 37.0%를 차지하며, 이는 연구 대상인 제주 연안의 해안선 1 km 범위 내에서 상당 부분이 해수면상승에 취약함을 보여준다. 반면, 3등급(보통) 지역은 47.6%, 4등급(양호) 지역은 15.4%를 차지하여, 일부 지역은 상대적으로 재해에 안정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결과는 Table 3 종합 재해취약성 등급별 구성비와 Fig. 1 등급별 공간 분포도에 제시된 바와 같이, 지역 간 취약성 수준의 분포 차이를 명확히 보여준다.
4.2 재해취약지역의 분포 특성
대상 지역의 재해취약성 등급별 공간 분포(Fig. 1)를 살펴보면, 1등급(매우 취약) 지역은 제주 동부 연안 지역인 성산읍과 구좌읍 해안선 인근에 집중적으로 분포하고 있으며, 제주시 동지역의 해안 육역 일부에도 나타난다. 특히 성산읍은 해양관측소(성산포관측소)가 위치해 있는 지역으로, 과거부터 해수면상승률이 전국 평균 및 지구 평균 대비 두 배 이상 높은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이는 동부 지역의 해안선 지형 및 저지대 특성과도 밀접한 관련이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2등급(취약) 지역은 제주시와 서귀포시를 연결하는 연안 일대를 중심으로 폭넓게 분포하고 있다. 특히 서귀포시 동지역과 남원읍 북측 해안, 그리고 제주시 구좌읍과 조천읍 일대에서도 높은 빈도로 확인된다. 이러한 지역은 대부분 저지대 및 간석지, 농경지 등이 분포한 곳으로, 해수면상승 시 침수와 재해 위험이 확산될 우려가 있다.
반면, 3등급(보통)과 4등급(양호) 지역은 내륙에 가까운 고지대 및 해안선에서 일정 거리 이상의 육역으로, 서귀포시 동지역 및 남원읍 일부 등 해안 경사가 급하고 저지대 면적이 좁은 지역에 분포한다. 이는 지형의 고도, 경사도, 토지이용 특성 등이 해수면상승에 대한 취약성에 중요한 영향을 미친다는 점을 뒷받침한다.
본 연구에서의 공간분석 결과는 해수면상승에 따른 재해위험에 있어 지역 간 지형⋅이용 특성의 복합적 작용을 입증하며, 향후 제주지역의 해안계획 및 방재대책 수립 시 우선 관리 대상 지역을 선별하는 데 기초자료로 활용될 수 있다.
4.3 취약요인의 공간적 특성
해수면상승에 따른 재해취약성은 다양한 요인의 복합적 영향에 따라 결정되며, 이들 요인은 크게 현재 기후노출, 현재 도시민감도, 미래 기후노출, 미래 도시민감도로 구분된다. 취약성 등급별 취약요인 특성을 비교해보면(Figs. 2~5), 각 요인은 재해취약성 등급에 따라 정량적⋅공간적으로 상이한 분포를 보이는 것을 알 수 있으며, 이에 대한 특성은 다음과 같다.
우선, 현재 기후노출에 해당하는 연평균 조위상승률, 해수온 상승률, 최극조위 상승률은 모두 1~2등급 지역에서 뚜렷하게 높은 수치를 보인다. 연평균 조위상승률은 1등급 지역에서 0.53 mm/yr로 가장 높고, 등급이 낮아질수록 감소하는 경향을 보이며, 해수온 상승률과 최극조위 상승률 또한 유사한 경향을 나타낸다. 이는 동부 해안 지역을 중심으로 한 재해취약성이 해양환경 변화의 영향과 밀접하게 연계되어 있음을 시사한다.
도시민감도 중 잠재취약지구는 특히 해안변 10 m 이하 저지대의 면적이 1~2등급 지역에 집중되어 있는 것으로 분석되었다. 이는 조위 상승이나 해일 발생 시 직접적인 침수 피해를 입을 가능성이 높은 지역으로, 공간적으로는 제주시 구좌읍 및 성산읍 해안선을 중심으로 밀집되어 있다. 특히 제주시 탑동 해일위험지구, 해안재해 위험지구와 같은 지정 취약지역들이 2~3등급에 일부 포함되며, 실제 피해 가능성을 고려한 우선관리 대상지역으로 볼 수 있다.
또한 시민(취약인구) 특성에서 노인 및 아동 인구는 2등급 지역에 가장 많이 분포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이는 주거지로서 연안 지역을 선호하는 고령층 및 가족단위 거주 특성과 관련이 있다. 특히 제주시 동부 해안과 서귀포시 일부 지역은 상대적으로 높은 취약인구 밀도를 보여, 인명피해 가능성이 높은 지역으로 분석된다.
도시기반시설과 건축물도 유사한 공간분포 특성을 보인다. 도로, 항만시설 등 기반시설은 2~3등급 지역에 상대적으로 넓게 분포하며, 단독주택과 반지하주택도 마찬가지로 2등급 지역에 가장 밀집되어 있다. 이는 현재 개발밀도와 도시화 수준이 재해취약성과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음을 보여주며, 기존 시가지에 대한 구조적 보강과 정비의 필요성을 나타낸다(Ha and Yu, 2023).
미래 기후노출 요소 중 미래 해수온 상승률은 1~3등급 지역에서 모두 유사하게 높은 값을 보이는 반면, RCP 기반 해수면상승률은 등급 간 차이가 크지 않았다. 이는 향후 기후 시나리오의 지역별 공간 분해능이 취약성 차이에 영향을 제한적으로 미치는 한계를 반영한 결과로 해석할 수 있다.
한편, 미래 도시민감도에서 개발사업 예정지와 시가화지역은 대부분 1~2등급 지역에 포함되었으며, 특히 개발예정지는 거의 전부가 1등급 지역에 포함되어 있다. 이는 향후 도시 확장 방향이 재해취약지역과 중첩되고 있다는 점에서 심각한 문제를 제기하며, 개발계획 수립 시 해수면상승 영향을 반영한 입지 조정이 필요함을 시사한다(Ha and Yu, 2023). 또한 최근 10년간 인구증가수도 1~2등급 지역에서 높은 수치를 기록하고 있어, 물리적 취약성과 인구적 노출이 동시에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되었다.
종합적으로, 각 세부 요인들은 등급별 재해취약성 수준에 따라 뚜렷한 양적⋅공간적 차이를 보이고 있으며, 이러한 특성은 향후 재해예방 정책 수립 및 관리 전략 수립에 있어 요인별 공간적 특성을 고려한 세분화된 접근이 필요함을 시사한다.
5. 결 론
본 연구는 해수면상승으로 인한 재해취약성의 공간적 특성을 파악하고, 이를 기반으로 제주지역 연안의 우선관리 필요 지역을 도출하고자 하였다. 이를 위해 현재와 미래의 기후노출 및 도시민감도 지표를 활용하여 취약성을 평가하고, 그 결과를 중첩하여 종합 재해취약성 등급을 산정하였다.
연구 결과, 해수면상승에 따른 재해취약성 1등급 지역은 제주 동부 연안에 집중되어 있으며, 성산읍과 구좌읍 해안지역 및 제주시 동지역 일부가 포함되었다. 전체 분석 대상지 중 1등급과 2등급 지역은 약 37.0%를 차지하며, 이는 대상지역 연안 대부분이 해수면상승에 구조적으로 취약할 수 있음을 의미한다. 반면, 비교적 양호한 3~4등급 지역은 서귀포시 동지역과 남원읍 일부 등 남부 연안에 분포하였다.
세부 취약요인별 분석 결과, 조위상승률, 해수온상승률, 저지대 면적 등 주요 기후 및 지형 요소는 1~2등급 지역에서 현저히 높거나 넓은 특성을 보였다. 특히 해안변 10 m 이하 저지대와 기존 지정된 재해위험지구가 1~2등급에 다수 포함되어 있었으며, 이는 향후 물리적 침수 피해 가능성을 시사한다. 또한, 2등급 지역에는 기반시설, 단독 및 반지하주택, 취약계층 인구 밀도 비율이 높게 나타났으며, 이는 해수면상승 취약지역이 인명 및 재산 피해 가능성이 높을 수 있음을 보여준다. 미래 개발계획 및 시가화 예정지역도 대부분 1~2등급 지역에 포함되는데, 이는 향후 도시개발 및 계획 시 재해취약성에 대한 고려가 선행되어야 함을 말해준다.
이러한 결과는 해수면상승에 의한 재해취약성이 단순히 자연환경 변화에 의존하는 것이 아니라, 도시의 개발 구조와 인구사회적 요인에 의해 복합적으로 형성될 수 있음을 시사한다. 특히 제주지역은 해수면상승률이 국내외 평균보다 높고, 해안선의 취약도가 지역 전역에 걸쳐 고르게 분포한다는 점을 고려할 때, 재해 대응 정책의 지역 맞춤형 설계가 절실히 요구됨을 알 수 있었다. 아울러 본 연구 성과는 국내 해수면상승 취약지역에 확대 적용을 통해 취약요인을 일반화하고, 기후변화 심화에 대비한 연안 관리의 선제적 대응 전략을 마련하는데 활용가능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