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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 Korean Soc. Hazard Mitig. > Volume 26(1); 2026 > Article
상호의존성을 고려한 국가핵심기반의 도시방재 회복력 분석

Abstract

This study defines resilience as the relative influence on the recovery of urban systems during the post-disaster recovery process and analyzes the importance of critical infrastructure. Based on the 4R resilience framework (robustness, redundancy, resourcefulness, and rapidity), the Analytic Network Process (ANP) was employed to consider the interdependencies among infrastructure systems. The results indicate that the information, communication, and energy sectors have the greatest influence on urban system recovery, followed by government facilities and transportation systems. These findings suggest that the recovery of specific infrastructure sectors can structurally affect the speed and efficiency of recovery across interconnected systems. This study provides foundational evidence to support the strategic prioritization of disaster response and recovery planning by incorporating interdependencies into resilience-based importance analyses.

요지

본 연구는 회복력을 재난 이후 복구 과정에서 도시 및 국가 시스템 전체의 회복에 미치는 상대적 영향력으로 정의하고, 국가핵심기반의 회복력 중요도를 분석했다. 회복력의 4R 프레임워크(내구성, 대체성, 자원동원력, 신속성)에 근거하여 분석적 네트워크 과정(ANP)을 적용하였다. 분석결과, 정보통신과 에너지 분야가 도시시스템 회복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기반시설로 도출되었으며, 정부청사와 교통수송이 그 뒤를 이었다. 이는 특정 기반시설의 회복이 타 기반시설의 복구 속도와 효율에 구조적으로 영향을 미칠 수 있음을 시사한다. 본 연구는 상호의존성을 고려한 회복력 중요도 분석을 통해, 복합재난 대응 및 복구 단계에서 전략적 우선순위 설정을 지원하는 기초 자료를 제공한다는 데에 의의가 있다.

1. 서 론

지구온난화로 인한 극심한 기후변화와 도시 시스템의 고도화는 전 세계적으로 재난 발생 빈도와 피해 규모를 지속적으로 증가시키고 있다(IPCC, 2007). 특히 극한 강우, 폭염, 한파, 허리케인과 같은 기상 이변은 단일 재난 유형으로 국한되지 않고, 에너지⋅교통⋅통신⋅수자원 등 도시 핵심 기능을 동시에 교란시키는 복합재난(complex disasters)의 형태로 나타나는 경향이 두드러지고 있다(Calvin et al., 2023; UNDRR, 2023). 이러한 재난은 개별 시설의 물리적 피해를 넘어, 도시와 국가 시스템 전반의 기능 마비로 확산되며 사회⋅경제적 피해를 증폭시킨다(Pesch-Cronin and Marion, 2024). 현대 도시는 고도의 네트워크 구조를 기반으로 운영되기 때문에, 하나의 기반시설에서 발생한 장애가 다른 시설로 확산되는 연쇄적인 피해(cascading failure)가 빈번히 발생한다(Chang, 2009; OECD, 2019). 이는 재난 피해가 단순한 직접 피해와 누적 효과가 아니라, 상호의존성에 의해 비선형적으로 확대되는 구조적 특성을 지님을 의미하며(Comfort et al., 2010), 기존의 단일 시설 중심 재난 관리 접근의 한계를 드러낸다고 할 수 있다(Rinaldi et al., 2001; Helbing, 2013).
기후변화 대응을 위한 기존의 정책적 접근은 주로 온실가스 감축을 중심으로 한 완화(mitigation) 전략과 재난 위험을 사전에 줄이기 위한 적응(adaptation) 전략에 초점을 두었다. 이러한 접근은 재난 피해 규모를 감소시키는 데에 중요한 역할을 했지만, 최근 복합적이고 연쇄적 피해 특성을 지닌 재난을 예방하는 데에는 구조적 한계를 드러내고있다(Park and Won, 2019). 이러한 한계를 극복하기 위한 대안으로 최근 재난 분야의 연구에서는 재난 발생 이후 시스템이 얼마나 빠르고 효과적으로 기능을 회복할 수 있는지를 강조하는 회복력(resilience) 개념이 부상하고 있다(Tierney and Bruneau, 2007). 그러나 기존의 회복력 연구 역시 개별 시설이나 지역의 회복력 수준을 평가하는 데에 집중하는 경향이 있어 회복 과정에서 시설 간 상호의존성이 어떻게 작동하는지 그리고 어떤 시설의 회복이 전체 시스템 회복에 결정적으로 영향을 미치는지에 대한 분석은 상대적으로 부족한 실정이다.
본 연구의 목적은 국가핵심기반의 회복력을 단순히 비교⋅평가하는 데에 그치지 않으며, 회복 과정에서 각 기반시설이 전체 국가 또는 도시 시스템의 기능 회복에 미치는 상대적 영향력, 즉 회복력 관점에서의 중요도를 도출하는 데에 있다. 이를 위해 본 연구는 기반시설 간 상호의존성과 연쇄 피해 구조를 반영할 수 있는 분석적 네트워크 과정(ANP)을 적용하여, 어떤 기반시설의 회복이 다른 기반시설의 회복을 촉진하거나 제약하는 핵심 요인으로 작동하는지를 체계적으로 분석하고자 한다. 궁극적으로 본 연구는 기존의 중요도 또는 취약성 중심 접근을 보완하여, 재난 대응 및 복구 전략 수립 과정에서 회복 우선순위 설정을 위한 분석 틀을 제시하고, 국가 및 도시 차원의 핵심기반시설 관리 정책에 실질적인 시사점을 제공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2. 연구 방법

2.1 Texas 한파 사례(2021)의 교훈

미국 Texas는 본래 고온⋅온난한 기후 특성을 가진 지역으로 2021년 2월 불어닥친 한파는 매우 이례적이었다(Doss-Gollin et al., 2021). 때문에 Texas 지역은 혹한을 전제로 한 발전 설비 및 송⋅배전 시설의 방한(winterization) 설계와 운영 경험이 제한적이었다(Lien, 2024). 당시 Texas 전역에서는 영하 10~20 ℃에 이르는 저온 현상이 수일간 지속되었으며, 이로 인해 발전 설비와 송⋅배전 시설이 동결되면서 대규모 정전 사태가 발생하였다. 그 결과 약 450만 가구 이상이 장기간 전력 공급을 받지 못하였고, 수백 명의 사망자와 막대한 경제적 피해가 발생한 것으로 보고되었다(Busby et al., 2021; Doss-Gollin et al., 2021). 이는 단일 시설의 문제가 아닌 국가핵심기반 간 상호의존성과 회복력 한계가 복합적으로 작용한 대표적 사례로 평가된다(Busby et al., 2021).
특히 Texas 한파의 피해를 확대시킨 핵심 요인은 텍사스 전력 시스템이 독립형 전력망 구조를 채택하고 있었다는 점이다(Lien, 2024). 텍사스 전력망은 연방 규제 회피와 에너지 자립을 목적으로 외부 주(州) 전력망과의 연계를 최소화한 구조로 운영되어 왔으며, 이는 평상시에는 효율성과 자율성을 확보하는 장점으로 작용하였다. 그러나 한파와 같은 극한 상황에서는 외부로부터 전력을 수급하거나 공급을 분산할 수 있는 대체성(redundancy)이 작동하지 못하는 구조적 한계로 드러났다(Aijazi et al., 2024). 이러한 구조적 선택은 전력 공급 붕괴 이후의 회복 과정에서 결정적인 제약 요인으로 작용하였다. 텍사스 전력망 운영 기관인 ERCOT는 급격한 수요 증가와 공급 붕괴 상황에서 외부 전력 연계를 통한 대응이 불가능했으며, 결과적으로 대규모 순환 정전을 장기간 유지할 수밖에 없었다. 이는 전력 시스템의 회복이 지연되면서, 상수도 시설, 통신 인프라, 교통 시스템, 보건의료 시설 등 다른 핵심기반시설의 회복 또한 연쇄적으로 지연되는 현상을 초래하기도 하였다(Cramton, 2022).
Texas 한파 사례에서 핵심적인 문제는 전력 인프라가 피해를 입었다는 사실보다는 국가핵심기반 간 상호의존성을 충분히 고려하지 않은 재난 관리 체계의 한계를 드러낸 점과 전력 인프라의 복구 실패가 다른 기반시설을의 회복을 구조적으로 지연시킨 회복력의 중요성이 매우 높은 시설이었다는 점에 있다. 전력 공급이 정상화되지 않는 한, 다른 기반시설들은 개별적으로 복구 역량을 보유하고 있더라도 기능 회복이 제한될 수밖에 없었으며, 이는 단일 기반시설의 회복 실패가 도시 시스템 전체의 회복을 장기간 정체시키는 전형적인 실패 구조를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Texas 한파 사례는 회복력을 단순히 사후 복구 능력이나 시설의 물리적 안전성으로 이해하는 접근의 한계를 분명히 드러낸다. 오히려 기후 특성에 대한 사전 고려 부족, 대체 공급 경로의 부재, 외부 시스템과의 단절과 같은 구조적 요인이 결합될 경우, 특정 기반시설이 회복 과정에서 전체 시스템의 회복을 결정하는 핵심 요소로 작동할 수 있음을 시사한다. 이는 본 연구가 채택한 상호의존성을 고려한 회복력 중요도 분석의 필요성을 실증적으로 뒷받침하는 사례라 할 수 있다. 즉, Texas 한파는 기반시설의 피해 규모에 대한 분석보다 기반시설의 회복 실패가 다른 기반시설의 회복을 지연시키고 피해를 확장시켰는지 분석해야 함을 명확히 보여주는 교훈적 사례라 할 수 있다.

2.2 회복력의 개념

회복력(resilience)은 환경학, 공학, 심리학, 사회학 그리고 경제학 등 다양한 학문 분야에서 폭넓게 활용되는 개념으로, 일반적으로 강인함(strength)과 유연성(flexibility)을 동시에 내포하는 특성을 의미한다(Folke, 2006). 사전적 정의에 따르면, 회복력은 충격, 변화, 스트레스로부터 빠르게 회복할 수 있는 능력이자(Bruneau et al., 2003), 외부의 힘에 의해 휘어지거나 압축된 이후에도 원래의 형태나 위치로 돌아갈 수 있는 물리적⋅탄성적 특성으로 설명된다(Klein et al., 2003).
재난 및 위험 연구 분야에서 회복력은 단순한 복구 능력을 넘어 보다 확장된 의미로 정의된다(Park and Kwon, 2024). Burton (2012)는 회복력을 “예기치 못한 위험이 현실화된 이후 이를 감내하고 다시 회복하는 학습 능력, 즉 ‘되돌아오는 능력(bounce back)’”으로 설명하였다. Home and Orr (1997)는 회복력을 “환경적 부하(environmental loading)로 인한 스트레스를 견뎌낼 수 있는 시스템의 능력”으로 정의하며, 이는 개인이나 조직뿐만 아니라 사회⋅기반시설⋅국가 시스템 전반에 존재하는 근본적 특성임을 강조하였다. 특히, 재난 대응과 복구 맥락에서 Cutter et al. (2008)은 회복력을 “기존의 자원과 역량을 새로운 상황과 운영 조건에 적응시킬 수 있는 능력”으로 정의하였다. 이는 변화된 환경 속에서 자원과 기술을 재구성하고 적응능력을 향상시키는 역량이 매우 중요함을 의미한다.
연구자들은 환경 및 사회의 상호작용하는 시스템에서 볼 수 있는 수많은 특성들을 통해 회복력은 대체성, 효율성, 다양성, 상호의존성, 유연성의 조합이 필요함을 지적했다(Zimmerman, 2001; Godschalk, 2003). 이러한 문제 의식에 기반하여 Bruneau et al. (2003)Tierney and Bruneau (2007)는 회복력을 정량적으로 평가하기 위한 개념적 틀로서 4R 프레임워크를 제안하였다. 프레임워크는 내구성(robustness), 대체성(redundancy), 자원 활용력(resourcefulness), 신속성(rapidity)의 네 가지 기능적 요소로 구성된 개념으로 Table 1과 같이 정의하며, 회복 과정에서 각 요소가 상호 보완적이면서도 하나라도 취약할 경우 전체 시스템의 회복이 제한될 수 있음을 강조한다. 즉, 회복력은 특정 요소의 우수성으로 확보되는 것이 아니라, 네 가지 요소가 균형적으로 작동할 때 실질적으로 발현되는 시스템적 속성으로 이해된다(Bruneau et al., 2003).
Table 1
4R Framework of Resilience
4R Framework Definition
Robustness Strength, or the ability of elements, systems, and other units of analysis to withstand a given level of stress or demand without suffering degradation or loss of function
Redundancy The extent to which elements, systems, or other units of analysis exist that are substitutable, i.e., capable of satisfying functional requirements in the event of disruption, degradation, or loss of functionality
Resourcefulness The capacity to identify problems, establish priorities, and mobilize resources when conditions exist that threaten to disrupt some element, system, or other unit of analysis; resourcefulness can be further conceptualized as consisting of the ability to apply material (i.e., monetary, physical, technological, and informational) and human resources to meet established priorities and achieve goals
Rapidity The capacity to meet priorities and achieve goals in a timely manner in order to contain losses and avoid future disruption
4R 프레임워크의 중요한 특징은 회복력을 절대적 성능 지표가 아닌, 기능적 제약 요인(limiting dimension)의 관점에서 이해한다는 점이다. 즉, 회복 과정은 네 가지 요소 중 가장 취약한 요소에 의해 제한되며, 특정 기반시설의 회복 실패는 다른 기반시설의 회복을 지연시키는 구조적 형태로 확장될 수 있다(Tierney and Bruneau, 2007). 이는 회복력을 개별 시설의 속성이 아니라, 상호의존적 시스템 속성으로 해석해야 할 필요성을 뒷받침한다.

2.3 국가핵심기반의 이론적 고찰

국가핵심기반은 재난 발생 시 국가 및 도시 시스템의 기능 유지에 핵심적인 역할을 수행하는 요소로, 그 보호와 관리는 재난 관리 정책의 핵심 과제로 인식되어 왔다(Song and Yang, 2022). 우리나라에서는 「재난 및 안전관리 기본법」 제3조 제12항에서 국가핵심기반을 “에너지, 정보통신, 교통수송, 보건의료 등 국가경제, 국민의 안전⋅건강 및 정부의 핵심 기능에 중대한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시설, 정보기술시스템 및 자산”으로 정의하고 있다. 이 정의는 국가핵심기반을 개별 시설의 중요성에 국한하지 않고, 국가 기능 전반에 미치는 영향력의 관점에서 규정하고 있다는 점에서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더 나아가 같은 법 시행령 제26조에서는 국가핵심기반 지정 시 고려해야 할 기준으로 다른 국가핵심기반에 미치는 연쇄효과, 둘 이상의 중앙행정기관 간 공동 대응 필요성, 재난 발생 시 국가안전보장과 경제⋅사회에 미치는 피해 규모 및 범위, 재난 발생 가능성 또는 복구의 용이성 등을 제시하고 있다(Song and Kim, 2018; Lee and Kim, 2025). 이는 국가핵심기반의 중요성을 단순한 피해 규모나 발생 가능성만으로 판단하지 않고, 상호의존성 및 복구 과정에서의 파급 효과까지 고려해야 함을 제도적으로 명시한 것이라 할 수 있다.
이러한 법적 정의와 기준은 국가핵심기반이 독립적으로 기능하는 요소가 아니라, 서로 긴밀하게 연결된 상호의존적 시스템(interdependent system)의 일부임을 전제로 한다(Helbing, 2013). 기반시설 간 상호의존성은 물리적, 사이버적, 지리적, 논리적 상호의존성으로 구분하며, 하나의 기반시설에서 발생한 장애가 다른 기반시설의 기능 저하나 중단으로 확산될 수 있음을 지적하였다(Rinaldi et al., 2001). 현대 도시에서는 에너지, 정보통신, 교통, 수자원과 같은 핵심기반시설이 네트워크 형태로 결합되어 있어, 단일 실패가 비선형적인 시스템 전반의 기능 장애로 확대될 가능성이 높다(Chang, 2009).
이러한 맥락에서 국가핵심기반의 중요성은 단순히 “피해를 입었을 때 얼마나 큰 손실이 발생하는가”라는 정태적 관점만으로는 충분히 설명될 수 없다. 오히려 재난 이후 복구 과정에서 특정 기반시설의 회복이 다른 기반시설의 회복을 촉진하거나 제약하는 구조적 역할, 즉 회복 과정에서의 영향력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 이는 기존의 중요도(criticality) 개념을 회복력(resilience) 관점에서 재해석해야 할 필요성을 제기한다.

2.4 회복력 중요도 분석방법

국가핵심기반의 회복력은 개별 시설의 단일 속성으로 설명되기보다, 재난 이후 복구 과정에서 기반시설 간 상호의존성과 연쇄적 영향 관계 속에서 발현되는 시스템적 특성으로 이해될 필요가 있다. 특히 「재난 및 안전관리 기본법」 시행령에서 국가핵심기반 지정 기준으로 제시한 연쇄효과, 공동 대응 필요성, 복구의 용이성 등은 기반시설 간 상호작용과 회복 과정의 복합성을 전제로 하고 있다. 이러한 특성은 단순한 계층 구조를 가정하는 전통적인 다기준 의사결정 기법으로는 충분히 반영하기 어렵다. 따라서 본 연구에서는 기반시설 간 상호작용과 순환적 영향 관계를 반영할 수 있는 분석적 네트워크 과정(Analytic Network Process, ANP)을 핵심 분석 방법으로 적용하였다. ANP 분석방법은 평가 요소 간의 관계를 계층 구조가 아닌 네트워크 구조로 표현함으로써, 요소 간 의존성과 피드백을 동시에 고려할 수 있는 장점을 가진다(Saaty, 1996, 2005). 이러한 특성은 국가핵심기반의 회복력 분석과 같이, 복구 과정에서 다수의 시설과 기능 요소가 상호 영향을 미치는 문제에 적합한 분석 틀을 제공한다.
본 연구는 회복력 관점에서의 중요도(resilience- based importance)를 도출하기 위해 4R 회복력 프레임워크(내구성, 대체성, 자원 활용력, 신속성)를 기능적 클러스터로 설정하고, 국가핵심기반 11개 분야를 대안 클러스터로 구성하였다. 이러한 구성은 회복력을 단일 지표가 아닌 기능적 제약 요인의 조합으로 이해하는 Bruneau et al. (2003)의 이론적 관점을 반영한 것이다.
도시계획, 환경, 건축, 정책 및 도시방재 분야의 전문가 5인을 대상으로 2025년 10월부터 11월까지 총 3회에 걸친 심층 브레인스토밍을 실시하여, 국가핵심기반과 회복력 요소(4R) 간의 상관관계를 분석하였다. 전문가들은 각자의 전문적 견해를 바탕으로 지표 간 영향 관계를 제시하고, 반복적인 논의를 통해 실제 회복 과정에서 의미 있는 의존 관계만을 선별하였다. 이를 통해 모든 요소를 무차별적으로 연결하는 방식이 아닌, 회복력 관점에서 실질적 영향력이 존재하는 관계만을 반영한 네트워크 구조를 설계하였으며, 그 결과는 Table 2에 제시하였다. 설계된 상관관계 구조를 Super Decisions 3.2.0에 적용함으로써 국가핵심기반의 상위⋅하위 요소 간 관계를 반영한 ANP 기반 Network Syntax 모형을 구축하였다. 이후 전문가 설문조사를 통해 회복력 요소와 기반시설 간의 상대적 영향력 비교 값을 수집하였다. 전문가 설문은 도시계획, 환경, 건축, 정책 및 도시방재 분야 등의 학계, 시공, 관리, 정부기관 등에 종사하며 경력 10년 이상인 전문가 집단 40명을 대상으로 2025년 12월 한 달 동안 필요한 자료를 수집하였다. 자료 수집을 위한 방법은 직접방문과 e-mail을 병행하여 설문조사 방법을 실시하였다. 설문조사 결과를 반영하여 초행렬(supermatrix)의 가중치 산정을 통해 국가핵심기반이 도시시스템 회복 과정에서 갖는 회복력 관점의 중요도를 도출하였다.
Table 2
Correlation Analysis of Resilience
E1 I&C T FS H NE E2 WS GF UT NH
E1
I&C
T
FS
H
NE
E2
WS
GF
UT
NH

E1: Energy, I&C: Information and Communications, T: Transportation, FS: Financial Services, H: Healthcare, NE: Nuclear Energy, E2: Environment, WS: Water Supply, GF: Government Facilities, UT: Utility Tunnels, NH: National Heritage

3. 분석 및 결과고찰

본 장에서는 상호의존성을 고려한 회복력 관점에서 국가핵심기반의 중요도를 분석하고, 회복 과정에서 시스템 전체의 기능 회복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핵심 기반시설을 도출한다. 국가핵심기반의 회복력 관점에서 중요도를 분석한 결과는 Table 3, Fig. 1과 같다. 분석결과, 정보통신 분야가 0.17517의 가중치로 전체 도시시스템 회복에 미치는 영향력이 가장 높은 분야로 나타났다. 그 뒤로 에너지(0.16195) > 정부청사(0.15866) > 교통수송(0.11491) > 공동구(0.11253) > 식용수(0.06269) > 보건의료(0.05968) > 금융(0.05584) > 원자력(0.04627) > 환경(0.03194) > 국가유산(0.02016)의 순으로 점차 회복력의 영향력이 낮아지는 것으로 분석되었다. 분석결과를 통해 회복력이 단순히 시설의 물리적 중요성이나 위험성에 의해 결정되는 것이 아니라, 복구 과정에서의 유연성, 자원 동원⋅활용 능력 그리고 복구 속도 등과 같은 복합적인 기능 수행 능력이 매우 중요한 요소임을 확인하였다. 또한, 상위 순위에 위치한 시설들은 공통적으로 다른 기반시설의 복구 과정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거나, 복구 의사결정과 자원 배분을 매개하는 역할을 수행하는 특성을 보였다. 반면 하위 순위에 위치한 시설들은 사회⋅문화적 가치와 중요성은 높으나, 다른 기반시설의 회복 과정에 미치는 직접적인 파급 효과는 상대적으로 제한적인 것으로 해석된다.
Table 3
Resilience of Critical Infrastructure
Assessment Index Normalized by Cluster Limiting Weight Priority
Energy Robustness 0.21839 0.03537 0.16195 2
Redundancy 0.23693 0.03837
Resourcefulness 0.23634 0.03828
Rapidity 0.30834 0.04994
Information and Communications Robustness 0.21840 0.03826 0.17517 1
Redundancy 0.25634 0.04490
Resourcefulness 0.28833 0.05051
Rapidity 0.23693 0.04150
Transportation Robustness 0.22350 0.02568 0.11491 4
Redundancy 0.23980 0.02756
Resourcefulness 0.26084 0.02997
Rapidity 0.27586 0.03170
Financial Services Robustness 0.21608 0.01207 0.05584 8
Redundancy 0.24116 0.01347
Resourcefulness 0.24579 0.01372
Rapidity 0.29697 0.01658
Healthcare Robustness 0.28384 0.01694 0.05968 7
Redundancy 0.11819 0.00705
Resourcefulness 0.30378 0.01813
Rapidity 0.29419 0.01756
Nuclear Energy Robustness 0.35970 0.01664 0.04627 9
Redundancy 0.19534 0.00904
Resourcefulness 0.14822 0.00686
Rapidity 0.29674 0.01373
Environment Robustness 0.36202 0.01156 0.03194 10
Redundancy 0.28213 0.00901
Resourcefulness 0.23005 0.00735
Rapidity 0.12580 0.00402
Water Supply Robustness 0.30680 0.01923 0.06269 6
Redundancy 0.11615 0.00728
Resourcefulness 0.31523 0.01976
Rapidity 0.26182 0.01641
Government Facilities Robustness 0.24703 0.03924 0.15886 3
Redundancy 0.21185 0.03365
Resourcefulness 0.35619 0.05658
Rapidity 0.18493 0.02938
Utility Tunnels Robustness 0.29914 0.03366 0.11253 5
Redundancy 0.20676 0.02327
Resourcefulness 0.32271 0.03631
Rapidity 0.17139 0.01929
National Heritage Robustness 0.33187 0.00669 0.02016 11
Redundancy 0.12634 0.00255
Resourcefulness 0.19645 0.00396
Rapidity 0.34534 0.00696
Fig. 1
Resilience of Critical Infrastructure
kosham-2026-26-1-55-g001.jpg
국가핵심기반별로 상세히 살펴보면, 정보통신 분야는 회복력 관점에서 최상위에 위치하고 있다. 대체성, 신속성, 자원활용력 측면에서도 높은 Limiting 값을 보이며, 4R 전반에 걸쳐 균형 잡힌 회복력을 나타냈다. 이는 통신 인프라가 네트워크 구조를 기반으로 우회⋅백업이 가능하고, 이동기지국, 위성통신 등 다양한 대체 수단을 보유하고 있기 때문이다. 또한 재난 상황에서 정보통신은 다른 모든 기반시설 복구의 전제 조건으로 작용하며, 회복력 관점에서 가장 핵심적인 허브 역할을 수행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즉, 정보통신 인프라가 재난 대응 및 복구 과정에서 모든 기반시설의 기능 회복 속도와 직결되며, 정보통신 인프라의 회복 지연은 곧 전체 도시시스템 회복 지연으로 확산될 가능성이 매우 크다는 점을 시사한다.
에너지 분야는 상위권에 위치하고 있어, 복구의 출발점이자 다른 기반시설 회복의 선행조건이라고 할 수 있겠다. 자원활용력과 대체성에서 비교적 높은 값을 보이고 있다. 대규모 정전이나 에너지 공급 중단 시 국가 차원의 신속한 인력, 장비와 예산 투입이 이루어진다는 점에서 회복력이 높게 평가되었으나, 물리적 설비 중심의 구조로 인해 내구성과 신속성에서는 정보통신에 비해 상대적으로 낮은 수준을 보였다.
정부청사 분야가 상위 순위에 위치한 것은 주목할 만한 요소이다. 이는 정부주요시설이 물리적 시설로서의 기능보다는 거버넌스 차원에서 타 기반시설의 복구와 관련하여 의사결정, 자원 배분, 그리고 기관 간의 조정 기능을 수행하는 등 재난 대응을 지휘하는 콘트롤 타워로써 구심점 역할을 하기 때문으로 해석된다. 정부청사의 회복이 자칫 지연될 경우 도시 전체 복구 전략의 실효성이 저해될 수 있다. 정부청사 분야의 회복력은 자원 활용력과 신속성 측면에서 다른 기반시설의 회복을 촉진하는 효과를 가지며, 행정 기능의 정상화 여부가 전체 복구 체계의 효율성을 결정하는 핵심 요인으로 작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교통수송과 공동구 역시 비교적 높은 중요도를 보였다. 교통수송은 인력, 자재, 장비 등 이동을 가능하게 하는 핵심 인프라로서, 물리적 복구뿐만 아니라 자원 동원력 측면에서 중요한 역할을 수행한다. 공동구는 전력, 통신, 수도 등 다양한 기반시설을 집적⋅연계하는 공간적 인프라로, 개별 시설의 복구 효율성과 신속성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구조적 특성을 가진다.
식용수와 보건의료 분야는 생명⋅건강과 직결되는 필수 기반시설임에도 불구하고, 회복력 관점 중요도에서는 중위권으로 분석되었다. 이는 임시 급수, 임시 진료소 등 대체가 가능하다. 그리고 다른 기반시설의 회복을 직접적으로 촉진하기보다는 에너지, 정보통신, 교통과 같은 상위 인프라의 회복에 의존하는 구조를 가지기 때문으로 해석된다.
금융, 원자력 그리고 환경 분야는 물리적 위험성과 사회적 파급력에도 불구하고 회복력 관점 중요도는 비교적 낮게 나타났다. 이는 이들 시설이 다른 기반시설의 일상적 복구 과정에 직접적으로 개입하기보다는 특정 조건에서의 고위험⋅저빈도 이벤트에 대응하는 성격이 강하기 때문으로 해석된다. 국가유산 분야는 사회⋅문화적 가치가 매우 크지만 다른 기반시설의 회복 과정에 미치는 직접적인 영향은 제한적이어서 가장 낮은 중요도로 분석되었다. 회복력 중요도가 상대적으로 낮은 분야는 국토⋅도시 기능 회복의 선행조건이 아니기 때문에 신속한 복구보다는 안전 확보와 장기적 관리 방안을 중요시하는 특성이 분석결과에 반영된 것으로 해석된다.

4. 결 론

본 연구는 기후변화와 복합재난의 빈도 증가로 인해 국가핵심기반의 기능 중단이 연쇄적 피해로 확대되는 현실을 배경으로 회복력 관점에서 국가핵심기반이 도시⋅국가 시스템 전체의 회복 과정에 미치는 상대적 중요도를 정량적으로 분석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였다. 이를 위해 회복력을 단순한 시설의 중요성이나 위험도 개념이 아닌 재난 이후 복구 과정에서 시스템 회복을 견인하는 기능적 영향력으로 정의하고, 4R 프레임워크(내구성, 대체성, 자원활용력, 신속성)와 분석적 네트워크 과정(ANP)을 적용하여 분석하였다.
회복력(Resilience) 분석 결과, 한 시스템의 장애가 다른 시스템의 기능을 약화시키는 상호의존성(Interdependency)을 내재하고 있으며, 특정 기반시설에서의 장애가 연쇄적으로 확산되고 피해를 가중시켜 다른 기반시설로까지 이어질 수 있음을 확인했다. 더 나아가서는 도시 전체의 기능을 붕괴시키는 복합재난으로 확대될 수 있음을 시사한다. 특히, 정보통신, 에너지, 정부중요시설 분야는 회복력 측면에서 다른 기반시설의 회복을 구조적으로 촉진하거나 제약하는 핵심 노드로 작동하며, 이는 재난 대응 전략 수립 시 해당 시설에 대한 선제적 회복력 강화가 필요함을 의미한다. 이러한 결과는 회복력이 단일 시설의 물리적 안전성이나 피해 규모에 의해 결정되는 것이 아니라 복구 과정에서의 대체 가능성, 자원 동원 능력, 회복 속도 등 복합적 기능 수행 능력에 의해 결정됨을 의미한다. 특히 상호의존성이 높은 기반시설일수록 회복력 관점에서의 전략적 중요도가 큰 것으로 분석되어 재난 대응 및 복구 정책 수립 시 우선 관리 대상 시설을 선별할 필요성을 보여준다.
본 연구는 회복력 관점에서 국가핵심기반의 전략적 우선순위를 도출함으로써, 복합재난 시대에 도시⋅국가 시스템의 효과적인 회복 전략 수립을 위한 기초 자료로 활용될 수 있을 것이다. 또한, 향후 실제 재난 피해 자료 및 복구 성과 지표 등을 적용하여 분석결과를 제시한다면 정책 의사결정에 실질적인 근거를 제공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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